광주시가 시민의 날 기념행사 전야제 '드론 아트쇼'에 1억 2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 편성을 시도하면서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10~15분짜리 일회성 이벤트에 무려 억대의 세금을 쏟아붓겠다는 발상 자체가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넘어 ‘시민 무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오락가락 의회 의결, 신뢰는 와르르
더욱이 이번 논란의 불씨는 작년에 이미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었던 예산을 광주시가 시장의 '긴급 요청'이라는 명분으로 재차 상정하면서 불거졌다.
시민의 대변자이자 세금 사용의 최종 승인자인 시의회가 작년과 '여건 변화도 없이' 동일한 안건을 두고 번복을 거듭하는 모습은 의회의 존재 이유와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박상영 광주시의회 부의장의 “여건도 안 변했는데 의결 번복하면 의회 신뢰도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라는 일침은 이러한 시민들의 답답함을 대변한다.
'추경', '삭감', '재추경'이라는 무의미한 행정력 낭비가 반복되는 동안,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시민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들 하니까 우리도' 식의 낡은 행정 마인드
예산 편성 과정의 투명성과 신중함 부재 또한 문제다. 집행부가 1억 2천만 원짜리 드론쇼 예산을 설명하며 '구체적인 시안'이나 '세부 내역'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은 충격적이다.
시민의 피땀 어린 세금 1억 2천만 원을 마치 자기 주머니 돈처럼 여기는 듯한 안일한 인식은 ‘할말하않’을 넘어선 분노를 자아낸다. 재정 여건이 어렵다고 시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보여주기식 행사에 흥청망청하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10분 쇼 vs 30년 숙원사업, 무엇이 우선인가?
이번 논란의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바로 예산의 ‘우선순위’ 문제다. 박상영 부의장이 제기한 "초월읍 신월리 마을안길 확포장 공사가 예산 3억 부족으로 내년으로 밀렸다"는 지적은 대다수 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고작 10~15분짜리 눈요기 쇼를 위해 억대 예산을 쏟으면서, 수십 년간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도로 확장 공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미루는 행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드론쇼 10분이 누군가에게는 잠시의 볼거리일 뿐이지만, 좁고 위험한 마을길은 주민들의 일상과 안전에 직결된 ‘희망’이자 ‘생존’의 문제다.
광주시청 관계자는 "시장님의 지시한 것이 아니고 자체적인 예산편성"이라고 시장을 감싸고 있다.
광주시민의 세금은 특정 집단의 전시 행정이나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낭비되라고 내는 것이 아니다.
당장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 해결과 편의 증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귀한 자산이다.
광주시 집행부와 의회는 이제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제발 '세금을 깊이 고민한다'는 말을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길 시민들은 간절히 촉구한다.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