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국회서 눈물 뿌리고, 최승우는 단식농성 24일만에 의식을 잃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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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눈물 뿌리고, 최승우는 단식농성 24일만에 의식을 잃었지만

나경원 때문에 민식이법과 과거사법 등 민생법안이 멈췄다고?
기사입력 2019.11.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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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최승우 씨가 결국 단식고공농성 24일만에 의식을 잃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어린이 안전법 이른바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하준이법과 강석훈 의원의 민식이법 등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교통사고로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은 국회 문턱에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좌절됐다.

   

179aaeddf93da6c72eca65a367c8a472_ZQ6rW7CeIGTtJ262uiB.jpg▲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이 국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선언으로 국회 문턱에서 좌절된 날 29일 국회 지하철역 지붕에서 고공단식농성 24일째를 맞은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 씨가 건강악화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은 ‘세월호 주치의’로 알려진 이보라 씨와 최승우 씨가 함께 고공농성장에 있는 장면을 최승우 씨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29일 자신의 트위터계정(@mentshin)를 통해 이런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오늘 민식이법등이 국회통과 하려다 자한당의 필리버스터에 멈춰섰다”면서 “나경원에게 비난이 쏟아지자 패스트트랙법인 선거법을 철회하면 민식이법만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몰인정한 발언이다. ‘나경원의 머리속이 알고싶다’이다”라고 날선 비난을 가했다.

 

최승우 씨와 함께 국회 출구 정문 앞에서 2년이 넘게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해왔던 형제복지원피해자모임 한종선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승우 씨의 변고 소식을 알리면서 “노숙농성752일차! 고공단식농성 24일차! 오늘 오전 6시경 승우형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로 목소리로 확인할 때 이미 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였으나, 아직 괜찮다 하여 밑에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이날 최승우 씨가 의식을 잃어가는 과정을 전했다.

 

한종선 대표는 이어 “하지만 2~3시간 지나서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땐 전화를 받지 못했고, 두 세 번 더 전화를 해서야 받았는데 말을 잇지 못하는 상황임을 직감하고 녹색병원 이보라 선생님을 급하게 부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보라 선생님께서 상황을 확인하시고 병원이송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최승우 씨의 건강상태가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밝혔다.

 

한종선 대표는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에 대한 오늘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제가 본 상황은, 정말 대한민국 민의를 대변하는 장소인지 그들이 정말 민생과 약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분기탱천했다.

 

실제로 최승우 씨가 국회 정문 앞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지붕에 올라 고공단식농성에 돌입한 후 한종선 대표는 자주 국회 본청을 찾아와 관련 상임위와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의원들을 찾아 수시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읍소했다.

 

한종선 대표는 “홍익표 의원님과 이재정 의원님께서 과거사 통과를 위한 1인시위를 하는 본회의장 입구에서 저와 민간인학살유족 어머님과 함께 서 있었다”면서 “곧이어 본회의장에 입장하시던 몇몇 (자유한국당) 의원님들께서 조롱과 욕설을 하고, 비웃고 가셨다. 그리고 북한인권법을 들먹이시며 가셨다. 북한인권법 필요하다는 거 누구나 인정하고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과거사법을 바라고 있는 피해당사자들 앞에 두고 북한인권법이나 처리해 하면서 갈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한종선 대표는 이어 “그럼 북한인권법은 해야 하고 다른 법안들은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국가폭력 인권유린사건에 이건 되고 저건 안된다는 식의 방식이 정말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님의 말이 맞는 것인지 정말 참담하기 그지없었다”고 국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종선 대표는 이에 더 나아가 “거기다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될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걸고 법안 하나하나를 막아 선 것은 누가 봐도 선거법페스트트랙 과 공수처 설치반대를 위해 모든 법안들을 인질로 잡은 것 이상이면 이상이지 그 이하는 아니었다”면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안들은 정치력으로 풀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꼭 사람을 흉기로 위협하고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인질극 인 것인가?”라고 자유한국당의 사고방식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한종선 대표는 이에 덧붙여 “오늘 제가 겪은 상황은 과거사법을 기다리는 저나 모두의 염원과 아이들의 안전을 기대하는 부모 입장, 그리고 모든 민생법안들의 당사자들이 문서쪼가리가 되어 입법기관이라는 자들로부터 인질이 되어버린 제 자신을 목격함으로써 제정신이 아닌 국회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알게 됨으로써 토가 쏠리고 머리속이 너무 혼란스럽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더 이상 그곳에 있지 못하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국회에 대한 반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한종선 대표는 다시 “‘억울하면 법대로 해야지!’라는 그 말을 믿고 지금까지 왔지만 법대로 해주긴커녕 온갖 비아냥과 저잣거리에서도 나오지 말아야 할 말을 국회의원들로부터 들었다는 것에 심히 정신적으로 힘이든다”면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받은 반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종선 대표는 최승우 씨의 상태에 대해 “승우형이 지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정확한 결과는 월요일 지나서야 나오지 않을까 싶다. 혹시라도 걱정되셔서 승우형께 바로 전화하실 수 있겠지만 양해 부탁드린다. 지금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니 몇 일 지나서 연락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언론과 지인들에 대해서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오로지 아이들의 이름을 걸고 발의된 어린이 안전 보호법 국회 통과만을 염원하며 매일같이 국회를 찾아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눈물을 뿌렸던 피해 아동들의 부모들은 자유한국당의 국회본회의 필리버스터 신청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자지러졌다.

 

피해 아동인 고 최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 씨는 “당신들 그렇게 하라고 우리 아이들 이름 내준 것 아니다. 우리 아이들 협상 카드로 절대 쓰지 마시라”라면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본회의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부모들의 가슴은 이처럼 또 한 번 무너져 내렸다.

 

국회 다른 정당에서도 “민생에 대한 인질극이다”라거나 “악마나 할 짓”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법안에 앞서서 우리 민식이법 등에 대해서 먼저 상정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통과 시켜 줄 것을 제안한다”고 이른바 민식이법을 협상카드로 삼아 여당을 압박했다.

 

이런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은 “아이들 법안과 아무 상관없는 정치 논리에 아이들이 휘말린 상황”이라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 김태호 군의 아버지 김장회 씨는 “다른 이유도 아니고 진짜 너무하시는 것 같다. 이게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라니까 정말 이 나라가 진짜 싫다”고 했고, 태호 군의 어머니는 “저는 5개월 임산부다. 이 아이를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키우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결국, 여의도 정가에선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개념이 없이 ‘어린이 안전법과 과거사법’을 들고 민생을 볼모로 식물국회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국정과 민생에 대한 인질극”이라고 했고, 정의당은 “악마나 할 짓”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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