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노동자들 “국가는 우리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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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노동자들 “국가는 우리를 버렸다!”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전환 강행에 요금수납원들 강력 ‘반발’
기사입력 2019.06.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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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국가는 우리들을 버렸다! 문재인은 절대 믿을 수 없는 사람, 성난 노동자들이 고속도로로 몰려나왔다. 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 전국지사 각 요금소에서 수납 업무를 맡고 있던 노동자들 6700명이 도로공사측의 자회사 전환 강행에 의해 ‘고용 불안’에 직면하게 됐다. 수납업무를 담당하던 노동자들이 결성한 ‘톨게이트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지난 2018년 9월부터 야멸차게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전화’이라는 부당한 행정 처우에 저항하며 대규모 규탄집회를 이어가면서 강제 해고에 의한 ‘실직’과 ‘더 나쁜 일자리’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요지부동이다. 
 
톨게이트노조투쟁1.jpg▲ 한국도로공사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이 1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소재 동김해요금소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 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사퇴와 사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톨게이트 노조는 “이미 요금소 수납원들에 대한 지위확인 소송 1심과 2심 모두 승소한 상태에서, 대법원 판단만 앞두고 2년째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근로자 전환이라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사퇴와 사죄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런 자회사 전환에 대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간 합의된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측은 도로공사측이 어용노조를 악용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내용을 합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13일 오후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조 600여 조합원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소재 동김해지부 요금소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 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도중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순식간에 고속도로로 뛰어들며 집회 현장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동원된 수백명의 경찰 경력과 충돌이 벌어졌다.
 
본래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 고용 촉구 결의대회’에서 노조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집회 현장은 노조 집행부나 조합원들이 스스로 질서유지를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집회를 이어왔지만, “이날 집회에 동원된 경력은 집회 참석 조합원들보다도 훨씬 많았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런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조합원들은 “국가는 우리들을 버렸다!”는 사회자의 목소리에 격분해서 일제히 집회현장을 압박하고 있던 경찰의 대오를 향해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앉아 있던 의자에 발목이 끼어 넘어지면서 부상한 조합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고속도로를 향해 돌진한 것은 ‘이제 죽을 수 밖에 없다’라는 외침을 몸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보인다. 실제로 경찰과 충돌 이후 조합원들 속에서는 “죽겠다!” “죽겠다는데 왜 막는 거냐!” 등의 절규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에서 보면 이강래 사장이 자회사의 대표자로 등록된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홍역을 앓고 있는 셈이지만, 조합원들 입장에서 보면 생계를 끊어버리는 고용불안에 내몰리는 위기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날 집회에 참가한 수도권 지역의 한 요금소에서 근무하는 톨게이트노조 소속의 K모 씨(남, 47세)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애들이 중학교 2학년, 1학년,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이렇게 넷이나 있다. 이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얘네들 4명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그야말로 막막하다!”라고 묵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이어 “장애 3급이다. 한쪽 다리가 없는 것인데, 이런 몸으로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하겠나? 누가 일을 시켜주겠나?”면서 “잘 걷지도 못하고 뛰지도 못하는데 앉아서 할 수 있는 수납원 일은 할 수 있어서 열심히 다녔다. 자회사 전환되면 일을 할 수 없을 텐데 앞으로 생계가 너무 막막하다”고 절망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나아가 “나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한국도로공사가 수납원 업무를 용역업체에 떠넘기면서 용역업체 사장들이나 간부들이 장애인고용지원금을 챙겨 먹기 위해 장애인을 대거 고용했다. 오늘 집회에 참석한 팔 할은 뭔가의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인데, 이들의 사정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 후보시절부터 공언했던 ‘노동공약’ 때문에 믿고 지지했는데, 사람을 믿은 결과가 너무 비참하다. 문재인은 절대 믿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정부나 정권이나 우리를 써먹을 만큼 써먹고 버리는... 우리는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은 게 아니라 그들의 소모품이었을 뿐”이라고 개탄했다.
 
톨게이트노조가 고속도로로 뛰어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이유는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이강래 사장이 대표자로 등록된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를 비롯한 톨게이트노조와 요금수납원들의 거센 반발의 일환으로 보인다.
 
톨게이트노조 조합원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각 지역 요금소를 돌며 “한국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대신 자회사 근로자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대규모 시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결과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대법원 판단만 남은 상태에서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렸는데, 정작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근로자 전환을 강행하고 있어 절대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노조측의 입장이다.
 
톨게이트노조측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2009년 이전엔 도로공사의 정규직원이었지만 2차례 구조조정을 거치며 용역업체 직원으로 전락했다”면서 “현재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과 고등법원까지 승소 판결을 받고 대법원 판단만 남은 만큼 수납원들은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측에 따르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통해 이미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법원의 판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강래 사장은 법을 무시하고 서둘러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자회사 전환은 결국 대량해고와 ‘더 나쁜 일자리’로 내모는 것으로, 지금도 온갖 갑질과 폭언, 성추행, 부당 노동 강요 등 노동자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상태에서 ‘더 나쁜 일자리’를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 측은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화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며, 용역업체에서 계약이 종료된 수납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측에서 주장하는 부당해고에 대해선 자회사 전환 비동의자들에게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도로관리 등의 업무를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톨게이트노조 박선복 위원장은 “한국도로공사는 법까지 무시하며 자회사로 전환을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엄연한 법과 원칙을 무시한 부당행위”라며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자신이 했던 약속도 지키고, 법에 따라 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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