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 대변인은 이어 “헌법재판관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수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 헌재소장으로서 자격미달이 될 수 있는가”라며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할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를 장기화함으로써 촛불민심을 무시했고 헌법정신을 내던졌다”고 박근혜 정권의 헌법유린을 들고 나왔다.
김효은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이 국회 결정권을 가졌다고 헌재소장 부결의 공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철 지난 ‘호남홀대론’을 앞세워 구태정치의 선봉에 서더니 호남 출신 헌법재판소장 부결에 앞장서며 호남을 대놓고 홀대하고 있다. 표리부동한 거짓정치하려고 대선 패배 후 100일 만에 돌아왔나 보다”라고 국민의당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
김효은 대변인은 국민의당을 ‘국민배신당’으로 규정하고 최근 호남 민심 얻기에 전력을 다새 군불을 때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이번 김이수 후보자가 호남 인사임에도 부결을 강행한 국민의당을 ‘호남 배신자’로 낙인찍었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민심은 “국민의당이 국민의 뜻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에 직면했고, 내부적으로는 호남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의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부결에 대해 분기탱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원내지도부는 국민의당의 반대표로 호남 출신인 김이수 전 후보자 인준안이 부결됐다는 여권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이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부족해 보인다. 국민의 당은 여당의 비난을 차단하는 동시에 혹시 모를 ‘모종의 후폭풍’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당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면서 이번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판단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부결됐다”면서 “저희들은 김이수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안정성을 지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내세워서 진작 당론으로 반대를 해왔다. 하지만 막상 본회의 표결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확신도 가질 수 없었다”고 김이수 후보자 표결 전 당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어 “그런데 국민의당이 아마 많이 반대표를 던진 것 같다. 국민의당은 지역적 연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중립성을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용기 있는 결단을 많은 의원들이 해주신 것 같다”고 국민의당의 선택을 두둔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우리당은 당초부터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하고 이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표결로써, 특히 어제 야3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밀어붙여놓고선 이제 와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다수세력의 횡포’ 운운하며 야당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저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오로지 남의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표현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국민의당의 부결 협조를 대여공세로까지 승화시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의 협조로 김이수 후보자 부결을 이룬데 대해서는 “저는 어제 김이수 헌재소장의 부결을 보면서 이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서 야3당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저를 만들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이제 100대 과제를 위해서 속도전을 내고 입법 속도전, 군사작전 식으로 몰아붙이는 이러한 행태가 개선되길 바란다.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지극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자세가 이제 고쳐지길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국민의당 김이수 후보자 부결 동참이 마치 자유한국당에 커다란 힘이라도 실어준 듯한 ‘문재인 독주 저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국 국민의당의 선택이 자유한국당에서는 커다란 힘이 됐다는 이야기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민의당에 쏟아지는 비난을 의식한 듯 “김이수 후보자 부결에 대한 책임론 분석이 어처구니 없다”며 “(여권이)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해 일방적인 비난을 할 때가 아니다”고 더불어민주당의 국민의당 탓을 지적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어 “김이수는 올곧은 법조인의 길을 걸어온 분으로, 견해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잘못도 없다”면서 “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해, 국민의당 탓이라는 여론의 화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는 곧 국민의당이 김이수 전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 정략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선 특히 이용호 정책위의장 발언이 눈에 띤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인사 난맥과 독선에 대한 경고”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의당 의원들은 존재감이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이 아니다. 의원 개개인이 신중하게 고뇌에 찬 투표를 했다”고 역설했다.
이용호 의장은 또한 들끓는 “국민의당 책임론” 민심에 대해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오만한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음을 밝힌다”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닌, 정도를 걸으며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리는 정당”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상에선 공교롭게도 안철수 대표가 전날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국민의당이 김이수 후보자 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매우 흡족해하며 행한 발언은 강한 후폭풍이 되고 있다. 국민의당의 부결 행보로 김이수 후보자 부결이 현실화 됐는데도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존재감’에 대해 매우 흡족했다는 거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역할론’을 내세웠지만 국민들은 ‘안철수 국민의당을 적폐 공범자 세력’으로 보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