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들이 입수한 5·18 당시 계엄군이 작성한 문건에는 ‘보급지원 현황’이라는 이름의 문건에는 당시 군에 지급됐던 각종 무기 목록이 기록돼 있는데 초기부터 광주에 투입된 3과 7 공수부대에는 TNT 450파운드와, 수류탄 4890발이 지급됐다. 군사전문가들은 해당 부대에 지급된 TNT 분량이면 고층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외에도, 전차와 장갑차 등을 공격하는 대전차로켓탄인 66mm 로우 74발, 대인 지뢰인 클레이모어 180개, 20mm 벌컨포 1500발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무기들은 대량 살상무기로서 방어용이 아닌 전형적인 공격용 무기다.
그동안 신군부는 계엄군의 총기사용은 방어 사격이자, 자위권 차원의 발포라고 주장해 왔고, 전두환 내란범은 33곳의 거짓말로 점철된 자신의 회고록에서 “계엄군은 죽음 앞에 내몰리기 직전까지 결코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았다”고 적었다. 하지만 당시 계엄군에 살상률이 높은 중화기가 대량으로 지급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이 사실상 전쟁 대비 태세를 갖춘 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기 현황을 확인한 이들은 5·18 당시 군은 도저히 진압용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중화기를 광주에 투입했다면서, 그럼에도 최근까지도 전두환 내란범은 뻔뻔스럽게 자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무기 현황 문건에 나온 무기를 보면 로켓포까지 동원됐다. 적어도 신군부가 보기엔 광주시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려는 생각이었을 것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당시 문서를 차례차례 짚어보면 로켓포는 5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이 시작되고, 5월 23일 7공수에 50발, 5월 24일에는 24발이 추가로 지급됐습니다.
이 로켓포 기종은 1970년대 미국에서 만들진 기종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데요. 문서에 ‘로우’라고 적혀있는데, 이 기종의 별칭이다. 이 로켓포는 월남전에서, 즉 전쟁에서 쓰였던 기종인데요. 170m 거리에서 30.5㎝ 두께의 전차를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TNT도 지급이 됐다는 사실이 문서에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5월 21일, 계엄군이 전남도청에서 시민을 향해 집단발포, 조준사격을 한 날이다. 이 날 7공수에 TNT 100파운드, 약 45㎏이 지급됐고요. 23일에는 3공수에 350파운드가 추가로 지급돼서 공수부대에만 450파운드, 약 200㎏이 지급됐다.
나중에 투입됐던 20사단. 거기에 지급된 무기들도 일부는 나와있지만, TNT는 공수부대에 지급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TNT가 폭탄 형태로 지급된 것인지 아니면 폭약 형태인지 확인되지 않아서 폭발력을 정확히 추정할 순 없지만, 군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폭약 형태라고 할 지라도 약 100㎏ 정도면 고층 빌딩 하나를 붕괴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일, 폭탄 형태로 지급됐다면 폭발력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더 나아가 가공할만한 무기 육군항공대에 지급된 벌컨포는 5월 23일 20㎜ 벌컨 1500발이 지급됐다고 나온다. 공격형 헬기, 이른바 ‘코브라’만이 당시 이 벌컨 기관총을 사용했다. 그 외에 클레이모어라고 원본에 쓰여 있고, 180개나 지급된 상황으로 나오는데, 올해 4월 나온 광주 전일빌딩에 있는 총탄자국을 감식한 국과수 감식 결과에도 벌컨이 등장한다.
국과수가 5·18 당시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탄피 6개에 대해서 감식을 했는데, 이 가운데 3개가 1980년 5월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고, 그 중 3개가 20㎜ 벌컨, 그리고 기관총용 탄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문건으로 확인된 무기 자료만 가지고 보더라도 130만발의 실탄과 대전차로켓과 TNT 또 벌컨포. 전문가들은 이런 무장을 어느 정도 상황이라고 평가할까? 군사전문가들은 사실 이런 무장 수준이라면 전쟁용이라며 그것도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무기 체계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두환 내란범 주장의 시위진압용이 아니고 방어용 무기도 아니다. M16 소총과 세열수류탄, 대전차로켓, TNT 이런 목록들은 육군이 방어가 아닌 공세로 나설 때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무장들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