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유시민 항소이유서 왜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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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항소이유서 왜 썼나?

유시민 항소이유서 30년만에 ‘햇볕’
기사입력 2017.06.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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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유시민 항소이유서 한 시대 슬픔을 담다. 유시민 항소이유서 쓴 이유는? 유시민 항소이유서 팔면 불티날 것. 유시민 항소이유서 공개한 이유는 뭘까? ‘알쓸신잡유시민이 항소이유서에 얽힌 비화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유시민.jpg▲ 유시민 항소이유서가 지난 9일 tnN 알쓸신잡에서 소개됐다. 유시민 작가는 이날 항소이유서를 쓰게 된 계기와 그후 일화들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관련 화면을 갈무리했다.
 
순하고 선량하게 생긴 유시민 작가가 그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항소이유서를 썼다. 30여년만에 유시민 작가의 항소이유서를 쓴 사영을 공개했다. 6.10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유시민 작가가 회고한 항소이유서가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이른바 서울대생 고문사건이 발단으로 유시민 작가가 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건이 아니라 유시민 작가가 가해자로서 무시무시한 고문을 피해자들에게 가한 사건이다. 유시민 항소이유서가 탄생하기까지 유시민 작가는 그 무시무시한 사건을 왜 저질렀을까? 시청자들과 유시민 작가와 함께 출연한 출연자들이 관심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재판부로부터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은 유시민 작가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면서 형량을 낮추거나 무죄를 주장할 목적으로 작성했고, 이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법무부 교정당국에 한부, 유시민 작가의 변호사에게 한부, 재판부에 한부를 제출한 글이다.
 
유시민 항소이유서 관련 사건은 과거 1984, 서울의 봄이 오기 두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학생들이 다른 대학생 4명을 관제 목적으로 투입된 위장 대학생으로 판단했다. 당시 명칭으론 일명 프락치 학생인 셈이다. 당시 정부 수사기관들은 대학가를 감시하고 사찰하기 위해 학생으로 위장한 요원들을 대학가 곳곳에 침투시켰다. 유시민 항소이유서 작성의 단초다. 서울대생들은 당시 이들 학생들을 프락치로 오해하고 이들을 감금한 채 고문하고 폭행한 사건이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수사기관은 어부지리를 얻게 됐다. 눈엣가시와 같았던 대학 총학생회 간부 등 고문 폭행에 가담했거나 주동했던 인물들 모두를 일망타진 할 수 있는 공식적인 빌미를 얻게 돼 그야말로 손 안대고 코를 푼다는 식이 됐다. 감시의 대상들이 스스로 알아서 범죄를 저질렀으니 수사기관에선 얼마나 고문 폭행에 가담했던 학생들이 기특하고 고마웠을까? 유시민 항소이유서 탄생 배경이다.
 
지난 9일 저녁 방송된 tvN ‘알쓸신잡에서는 유시민 항소이유서가 화두에 오르며 이날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의 구슬같은 눈알을 한군데로 모아놓았다. 동글동글 모아놓은 눈알들에 신이난 유시민 작가는 항소이유서에 얽힌 사연과 함께 그 내용의 일부까지 공개하며 흥미의 내공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유시민 항소이유서 공개는 알쓸신잡의 물리학자 정재승이 유시민 작가의 항소이유서에 질문을 쏟아내면서 시작됐다. 이날 밤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2회에서 유시민 작가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정재승 교수, 김영하 작가는 MC 유희열과 함께 전라남도 순천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됐다.
 
이날 알쓸신잡출연진은 순천에 위치한 보성여관에서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웠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탁월한 문장력과 법률가도 감탄한 논리적 구조로 회자됐다.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대해 유희열은 청년 유시민 멋있다며 극찬했고, 이어 유시민 항소이유서가 인쇄물로 유포됐던 것을 언급하며 인세를 다 받으셨냐고 유시민 항소이유서를 광고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불법 복제돼서 돌아다닌 것에 대해선 인세가 없었다. 다만 나중에 책으로 묶어서 낼 때는 원고료를 조금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명 경찰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유시민 작가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중이던 1984년 사건에 연루돼 1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학생으로 위장한 경찰관 네 명을 감금해 폭행했다는 혐의였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이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시민 작가가 당시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폭력범으로 몰려 16개월 형을 선고 받았고, 이로 인해 항소이유서를 직접 작성했던 것인데, 가담 여부는 유시민 작가의 양심에 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형사지방법원 항소 제5부에 항소이유서를 제출됐다.
 
이날 유시민 작가는 항소이유서 탄생 배경에 대해 “1심에서 16월을 받았다. 사실 나는 한 대도 안 때려 봤다면서 형사가 만나자 그래서 슬리퍼 끌고 나갔다가 잡힌 건데 진술서도 안 썼는데 주범이라고 자백했다고 돼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공안 조작 진술서는 대부분 진술자의 진술을 담지 않고 이미 짜여진 진술서 대본에 인정하느냐 여부만 강요해 작성됐던 시절이다.
 
유시민 작가는 또한 변호사님이 항소이유서 내야하는데 각자 써보면 어떠냐고 해서 내가 쓰겠다고 했다. 그때가 26세였고 보름 정도 쓸 시간이 있었다. 첫 문장부터 초고를 다 쓸 때까지 순수하게 쓴 시간은 14시간 정도다. 퇴고는 안 했다고 털어놨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유시민 작가의 작문 실력과 정비례한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도덕적 진실이 규명되길 강조하며 인간 해방을 위한 투쟁에 몸 바치고 가신 숱한 넋들을 기리면서 작으나마 정성들여 적은 이 글이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내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을 기원해 본다고 소원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에는 또한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더 내 나라를 사랑한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를 본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tvN에서 방영한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이하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언급한 항소이유서는 향후 우리나라 모든 범죄자들에게 유익한 알쓸신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판사들도 돌려봤다는 이 유시민 항소이유서가 탄생한지 30년도 넘었지만, 탁월한 논리 전개와 필체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독방에서 미농지 넉 장과 먹지 석 장에 써내려간 명문이었다.
 
유시민은 항소이유서에 본 피고인이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제5공화국의 합법성과 정통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표시하기 위해 정부 대신에 정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라며 현 정권은 정식출범조차 하기 전에 도덕적으로는 이미 파산한 권력입니다라고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시작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이어 국가는 그것이 국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만이 구성원 모두에게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복과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기 때문에 존귀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에서 강조하는 점은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세력들이 쿠데타 내란으로 광주 양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면서 탄생한 불법 정권이기에 권력 자체를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나아가 자신의 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본 피고인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양심이라는 척도이지 인간이 만든 법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은 자기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지만 양심은 그렇지 못합니다. 법은 일시적 상대적인 것이지만 양심은 절대적이고 영원합니다. 법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양심은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본 피고인은 양심을 따랐습니다. 그것은 법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양심의 명령을 따르는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는 다시 간단히 말해서 이 항소이유서는, 부도덕한 개인과 집단에게는 도덕적 경고를, 법을 위반한 사람에게는 법적 제재를, 그리고 거짓 성령 속에 묻혀 있는 국민에게는 진실의 세례를 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하는 청원서라 하겠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 말미엔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더 내 나라를 사랑하는 본 피고인은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라면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격언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이 보잘 것 없는 독백을 마치고자 합니다라면서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적었다.
 
정재승도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유시민에게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던 그 때를 회고하면 어떠냐면서 본인이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항소이유서를 썼다면서도 “1심에서 16개월 형을 받았는데 사실 나는 한 대도 안 때려봤다며 당시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에 대해 나는 관계가 없는데 형사가 자꾸 만나자 그래서 만나러 갔다가 잡혀갔다면서 내가 진술도 안 했는데 이미 주범이라 자백했다는 진술서가 작성돼 있었다. 그 때 변호사가 항소이유서를 직접 써보면 어떻겠냐 말해본 뒤 직접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재승은 유시민에게 거듭 그 항소이유서를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작성하는 데 실제 걸린 시간은 얼마였는지, 퇴고는 있었는지 등을 유시민 항소이유서 관련해서 자세히 물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완전히 몰입된 순간이었다. 이에 유시민은 순수하게 쓴 시간은 14시간이다. 퇴고는 없다고 단촐하게 대답했다.
 
유시민은 작가는 항소이유서에 대해 그 게 미농지 사이에 먹지를 끼워 잘 안 나오는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쓰는 거였다. 먹지에 눌려 글자가 찍히는 방식이었다. 다 쓰면 한 부는 교도소, 한 부는 법원, 한 부는 검찰청에 보냈다면서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고 감방에서 항소이유서를 작성하는 고충을 토로했다.
 
유시민 작가는 다시 원고지 200자 짜리 100장 분량이었다면서 단편 소설 하나 정도 되는 분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시민은 교정을 모두 머리 속으로 다 해야 했다. 드러누워서 첫 문장부터 맨 마지막 문장까지. 심지어 중간에 한자는 미리 연습해 오자가 안 나오게 했다고 유시민 항소이유서 작성 고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를 들은 정재승은 더욱 신이 나서 쓰고 읽어 봤냐?, 내가 썼지만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냐? 그 이후 유명해지는 상황에 기분은 어땠냐?” 등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유시민 작가도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대해 뭘 읽어 보냐. 다 쓰면 다 썼는데요라며 손 들고 바로 제출했다. 잘 쓰기 보다는 할 말 다 했다는 기분이었다고 쿨하게 답했다. 이어 정재승을 향해 민주화 시대에 살면서 그게 공감이 됐냐고 반문했다.
 
이윽고 유시민 작가는 유시민 항소이유서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유시민 작가는 당시 변호사가 그걸 읽어 보고 우리 큰 누이를 불러서 혼자 읽기는 아까우니 좀 돌려보라고 주셨나 보더라. 그게 복사가 돼서 퍼져나갔다고 그러더라라며 “(교도소를) 나오니까 이제 학교 선배들이 맨날 글 쓰는 일만 시키더라. 수시로 불려가서 무료 하청을 몇 년 동안 했다고 밝혀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시민 항소이유서에 대해 내가 그 거 하면서 글 쓰는 일로 밥 먹고 살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그 생각 안 해봤다면서 창비에 단펴 소설까지 냈던 작가라는 자랑질도 일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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